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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

2023년을 돌아보는 회고

by 나이아카 2024. 1. 3.

 Google에 2023 회고를 검색하면 생각보다 회고록들이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한 해를 돌아보곤 하는데, 개발자 회고가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에 흡족했습니다(왜?)(개발자로서 남들 다 하는 거 하는 느낌, 하지만 개발 이야기만 하는 건 또 아닌). 근데 Naver에서 검색하니 주식 회고가 더 많이 뜨는군요(여기는 마케팅 느낌이 강하게 드는 글들이 많네요).

 저도 여기다 회고록을 올리는 게 사실은 마케팅입니다! 저라는 사람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이 되기도 하고, 저와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런 블로그 글을 통해 저와 내적 친밀감을 다져 친해지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고(너무 희망편...), 나중에 이직을 위해 저는 이런 사람이니 써주십쇼 라고 말할 수 있는 글이 될 수도 있겠죠(그런 주제에 회고만 했다하면 단점만 주르륵).

 하여튼 다사다난한 한 해의 회고를 시작하겠습니다! 아, 회고록은 일기에 가까운 느낌이라 좀 가벼운 진행을 위해 -이다 체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2023년도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키워드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돌아보기

 23년에는 꽤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일단 첫 번째로는 22년도 말부터 진행하던 러너비 프로젝트가 완성되었다. 물론 앱이 완성되고 출시는 되었지만, 보완하고 수정해야 할 점이 꽤 많아 아직도 작업은 진행중이고, 24년에도 꾸준히 업데이트해서 제대로 내놓을 예정이다. 아마 좀 더 개발을 진행하고 나면 봐줄만한 앱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새로운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서버로 참여하게 되었는데, 아무것도 모른채로 참가하다보니 속도가 느리고 손이 많이 가고 있다. 23년도 내로 개발을 마무리지으려고 했으나 아쉽게도 여러 사정상 24년도에 개발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새로운 회사에 입사했다. 여러 일들이 있었는데 그 중 하이라이트는 결국 이직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이제 커리어가 스타트업(시리즈 A -> B) -> 중소기업 (시리즈 C) -> 코스닥이라는 나름 재미있는 스토리를 완성했다. 이게 나중에 나에게 어떤 무기가 되어줄 지 모르겠으나 맨 아랫단계(물론 시드 투자나 초기 스타트업까지는 아니지만)에서 꽤나 성장한 기업까지 두루 경험했다는 것은 어쨌든 자산이 되어주리라 생각한다. 사실 그래서 이번에 이직을 준비할 때는 그 당시 다니고 있던 회사보다 좀 더 크고 안정된 회사를 원했다. 그리고 이제는 원하던 사수도 찾고 도와줄 시니어도 있어서 열심히 배우면서 다음 단계로 도약할 때 까지 오래 다녀볼 예정이다. 회사도 좀 탄탄해보이는 것 같고.

 이번 년도에는 대만 여행을 다녀왔다. 작년에는 일본, 학생때는 영국과 독일, 그리고 네덜란드를 짧게 다녀왔었는데 새로운 국가 중 가볍게 다녀올 나라가 어디있을까 고민하다가 대만을 선택하게 되었다. 다녀와서 느낀 거지만, 정말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만에는 맛있는 음식(주 목적이라)이 많았다. 물론 음식 외에는 일정을 조금 아쉽게 짰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어쩌랴. 처음 가는 해외 여행에는 원래 남들 가는 곳에 가보고 남들 하는 것들을 따라할 수 밖에 없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뽀 길거리 걷기를 통해 대만의 분위기도 파악했고,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여행한 3박 4일 내내 비는 거의 내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름 우기가 끝나기 직전인 10월에 갔는데도 말이다. 덕분에 대만 여행은 불쾌하거나 싫었던 감정은 전혀 없는 즐거운 여행으로 남게 되었다.

 

새로운 경험

 이번에 드디어 Compose UI로 뭔가 적당한 수준의 코드를 작성해보았다. 어느 정도 공부도 했었고, 로그인 정도의 자그마한 기능 정도는 구현해보았었는데, 기존 Fragment 및 Activity와 연동되는 하나의 중간 화면을 통째로 java -> compose라는 무시무시하게 건너뛴 마이그레이션을 진행해보았다. 자신감이 조금 붙어서 다음 번에는 더 많은 화면을 교체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하나로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몰라 스프링부트를 시작했다. 이전 회사에서 라라벨과 iOS를 배우고 있었는데 여러 사정으로 인해 이직해버리는 바람에 다시 다른 프레임워크는 건들지 않고 있다가 안드로이드 개발자로서 iOS를 해볼까 했는데 당장 개인용 맥북도 없고 시기도 적절하지 않아 먼저 스프링부트부터 배워보기로 했다. 일단 언어가 안드로이드와 동일하다는 점(코프링과 자바)에서 좀 더 메리트있게 느껴졌다. 물론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 배우는 속도는 굉장히 더디다. 어느 정도 숙달되고 나면 블로그에 스프링 관련 글들도 좀 더 올려봐야겠다.

 여기서부터는 개발자스럽지 않은 나의 경험인데, 이번 년도 여름에 워터밤을 처음 다녀왔다. MBTI가 I로 시작하는 터라 가서 내가 잘 놀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재밌었다. 일단 연예인을 보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엔터 회사 직원 답게 연옌을 꽤 열심히 좋아한다) 많은 사람들이 신나게 춤추고 있으니 따라서 춤추는 게 오히려 덜 어색해서 열심히 추다보니 나도 동화되어 즐기고 있었다.  다음에 또 가야지. 나랑 워터밤 같이 가실 분~! 근데 9월 즈음에 다녀왔는데 저녁되니 엄청 춥더라... 내년에는 더 준비를 철저하게 해서 가야겠다.

 그리고 연말에는 인생 최초로 스키를 타러 갔는데, 음... 다시는 안 갈 경험일 것 같다. 다리가 부러지는 줄 알았다. 처음 타니까 넘어지기도 많이 넘어지고 다 같이 즐기려니 나 혼자 수준이 안 맞아서 같이 다니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중간부터는 혼자 다녔는데, 결국 안넘어지고 그냥 쭉 내려오는데 성공하기는 했다. 허벅지가 터질 것 같았다. 균형감각이 필요한 스포츠는 그냥 나랑 안맞더라.

 

마무리

 23년에는 꾸준히 진행해보던 CMC 동아리를 마무리했다. 22년 4월에 첫 CMC OT를 진행했는데, 23년 9월에 마무리를 했으니, 장장 1년 5개월을 참가자 - 운영자로서 진행해온 셈이다. 서울에 올라온 지 이제 2년 2개월이 되었으니, 내 서울라이프의 70%를 같이한 고맙고도 길었던 활동이었다.

 서울에 올라올 때만 해도 지금보다 훨씬 모자라던 실력이었는데, 운이 좋게도 CMC에 합격하게 된 후 굉장히 많은 부분에서 얻어갈 수 있었다. 개발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커뮤니케이션과 '아는 사람'의 증가까지 고루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만약 CMC를 하지 않았더라면 아직도 어떻게 해야하는지 헤메고 있을지도 모를, 나의 소중한 터닝포인트이다. 

 물론 아직도 내 실력은 미천하고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어 올라갈 길은 한참 남았다. 한 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잠시 내가 머물고 있는 우물에서 잠시 벗어나 다른 우물에서 시야를 넓힐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고향에서의 삶을 마무리하고 서울에 올라왔을 때 처럼, CMC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나는 원래 내게 주어진 환경을 이용하는 능력이 조금 좋았다(자기 어필에 대해 크게 능력치 보다는 본연의 실력에 중점을 두는 공대생들 사이에서나 좀 날고 기는 편이긴 하다). 노력한 것은 아니고 태생이 그랬다. 내가 태어났을 때 부터 따라왔던 가난은 현재 내 생활과 대조하는 자기 PR의 기본 주제였으며, 모자랐던 눈치는 경험으로 대체했다는 좋은 양분이었다. 부족한 전공지식은 나보다 공부를 덜 했던 친구들에게 쉽게 설명하고, 그들의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하는 것으로 가렸다. 여튼 그렇게 살아서 대학교 시절, 나를 아는 사람들(심지어 교수님까지도!)은 다 내가 코딩을 잘하는 줄 알았다(우리 학교에서만 해도 나보다 코딩을 잘하는 사람이 훨씬 많은데도).

 근데 어느순간 이 이미지가 내 역량과 노력으로 더 이상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이 됐다(더욱이 네이버 카카오 면접때는 말빨로도 안될 정도로 코드에서 털렸다). 그렇게 되고 보니 내가 만들어둔 나라는 사람을 따라가는게 힘들어진 거다. 이미지는 지수함수인데 내 실력의 상승분은 로그함수인 거다. 그래도 노력은 했다.

 그런데 23년 초에 이직을 준비할 때 카카오 면접을 봤었다. 그 면접에서의 나는 도대체 어떻게 면접까지 도달한 사람인가 싶었을 거다. 경력직이라 그런지 과제전형이 있었는데, 제출한 과제를 보고 이 사람들을 설득하려니 도저히 답이 안나오는 거다. 아니, 나조차도 이 코드가 부끄러웠다. 그때 번아웃이 왔다. 사람이 부끄러워서. 정확히 말하면 괴리감이었다. 어느덧 내가 만들어둔 나를 나까지 나라고 은연중에 착각해버린 것 같다. 아니, 어쩌면 그 과제가 실제 내 실력이라 생각했던 수준조차 도달하지 못해서 그랬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직에 성공하고 난 후에 꽤 오랫동안 코딩을 안했던 것 같다.

 23년은 그래서 공부에 좀 소홀했다. 코딩은 당연히 직업이니, 회사에서라도 잡았어야 하고 틈틈히 사프도 하기는 했지만 열정은 없었다(재미도...). 그래서 몸에 밴 이미지메이킹은 그만 두기로 했다. 물론 면접이나 발표 등에서는 자기PR이니 열심히 하겠지만, 사석에서는 자제해보려고 한다. 물론 남들에게 좋게 보여서 그걸 따라가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것은 나에게 굉장한 동기부여가 되지만, 결국은 욕심이기 때문에. 그러니 정확히는 욕심을 부리지 않기로 했다고 보면 되겠다(노력을 그만둔 건 아니다...)!

 

시작

 글을 못쓰는 개발자, 말을 잘 못하는 개발자는 안되려고 한다. 사실 개발자이면서 자신이 개발한 코드나 설계한 아키텍쳐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개발자(그것이 실력이슈든, 커뮤니케이션 이슈든 중요하지 않다)는 평가절하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같은 개발자들끼리의 대화에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개발자들끼리는 개발자들의 언어로도 잘만 소통한다. 특히 코드가 가독성이 좋다면 당연히 실력있는 개발자는 더더욱 코드를 잘 알아볼 것이고 결국 실력있는 개발자들끼리는 서로 통하게 코드를 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발자들은 결국 고객과 소통해야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야 한다. 혹은 직접 나누게 될 지도 모르겠다. 더욱이 개발자들의 자기 PR이 중요해진 시대다. 요즘은 대기업들도 다 기술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고, 개인 기술 블로그도 차고 넘친다(이 모자란 블로그도 기술블로그의 종류 중 하나이지 않은가). 그래서 24년도에는 23년도보다 많은 글을 작성하기 위한 다짐을 했다. 기술블로그는 당연히 기술블로그대로 쓰겠지만, 기술블로그는 사실 내가 더 공부하지 않으면 올릴 주제가 없어서 공부가 덜되어 아직 올릴 주제가 없을때를 보충하기 위해 리뷰 블로그를 하나 시작했다(다른 도메인에...). 또한, 발표나 세션같은 기회가 있다면 꼭 개발 관련 주제로 강단에 서보는 것을 목표로 하려고 한다.

 

 영어, 인생의 발목을 잡은 희대의 과목. 이번 년도에는 좀 더 본격적으로 공부해볼 생각이다. 물론 수능때부터 대학교 토익까지 공부를 열심히 안했냐하면 그건 아니었지만, 항상 할 수 없다는 생각이 강했고 실제로 공부했던 것에 비해 점수나 이런 부분들이 많이 떨어졌었다. 진짜 남들이 보기에도 공부는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영어에 재능이 없나 싶을 정도로 잘 풀리지 않았다.

 그런데 뭐랄까, 회사에서 사내 복지로 영어수업을 듣게 해주기도 하고 주변에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아니면 어릴때 힘들어하던 것들이 어른이 된 후 자연스럽게 가능해졌던 것들마냥 영어도 드디어 나에게 기회를 주려는 모양인지 이번에는 공부하면 어느 정도 성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차올라서 새해와 함께 영어를 시작해보고자 한다. 잘되면 개발자로 워홀을 다녀올 수 있을지도...

 

 그리고 이제 매년 해외여행을 한 곳 이상 다녀오자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22년에는 일본(교토 - 오사카), 23년에는 대만(타이페이), 24년에는 다시 일본(후쿠오카)을 갔다오기로 예정되어 있는데 가까운 나라더라도 해외여행을 통해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는 것과 동시에 갇혀있던 생각을 조금 열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실제로 해외여행을 다녀와서는 항상 좀 더 기운차게 일을 했었던 것도 있고 해외에서 즐겼던 색다른 분위기나 문화에 의해 막혔던 것들이 극복되었던 경험도 있어서 여유가 생긴김에 매 년 어디든 가보자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사이드 프로젝트 동아리를 시작해볼까 한다. 넣어줄지는 모르겠으나, 열심히 준비해서 뽑혀봐야겠다. 회사에서 작업하면서 안드로이드 개발 관련해서도 아직 배울점이 차고 넘친다는 것도 잘 알았고, 더욱이 트렌드에 맞는 코드를 적용해보기 위해서 현재 하고 있는 회사 코드를 수정할 수 없는 노릇이니 새로운 프로젝트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아직 모르는 게 많으니 이왕이면 스터디나 발표를 같이할 수 있는 곳에서 배우면서 작업할 수 있는 동아리를 찾아봐야겠다.

 


 이렇게 쓰고 보니 사실 개발적인 측면에서는 향상보다는 좀 쉬어가는 듯 한 다짐이 많습니다. 결국 이번 23년 회고 겸 24년의 다짐은 좀 더 다채롭게 살아보자! 인 것 같습니다. 난생처음 스키도 타보고 워터밤도 다녀와서 신선했다면 신선했던 한 해를 보냈는데, 24년에는 더욱더 후회없고 즐거운 삶을 살아보겠습니다.

 23년도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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