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난생 처음 판교 오피스를 들러보았습니다. 애초에 카카오뱅크에서 열리는 퇴근길 기술 한 잔 이라는 컨퍼런스도 모르고 있다가 지인이 추천해줘서 우연찮게 알게 되었는데, 정작 지인은 못가게 되고 저만 가게 되서 되게 당황했었던...
그래도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이 이렇게 모일 일이 정말 드물다고 생각해서 큰 맘 먹고 참가해보기로 했는데요. 혼자 가는 컨퍼런스는 처음이라 굉장히 고민되더라구요. 하지만 다녀온 지금은 굉장히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카카오뱅크가 이 퇴근길 밋 업에 많은 준비를 했다는 게 느껴질 정도로 다들 친절하고 정갈하더라구요(이런게 회산가).
카카오뱅크를 못찾겠군요
판교역이 처음 들르는 곳이었다 보니, 판교역에서 길을 헤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역을 나오니 생각보다 더 복잡한 곳이더라구요. 회사 퇴근이 늦은 터라 안그래도 늦게 도착해서 세션을 놓칠까봐 아쉬워서 열심히 걸어다녔는데, 지하에서 바로 올라올 수 있는데 길을 잘못 들어 우연히 1층으로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판교역 지상은 굉장히 좋아보였습니다. 강남과 청담에서만 출퇴근을 해봐서 그런지, 판교역은 뭔가 진짜 개발자들이 다니는 느낌이 들었달까요. 그냥 환상 같은 걸 충족할 수 있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여튼, 그래서 카카오뱅크를 찾는데 한참이나 시간을 써버렸더니 이미 세션이 시작한 후 였더라구요. 세션 위치는 이미 지정이 되어 있었는지, 안내해주시는 카뱅 직원 분들이 제 이름을 물어보시더니 여기에 앉으시면 됩니다~ 하고 자리를 정해주시더라구요. 그래서 조심스레 자리에 앉아 다른 분들에게 방해되지 않게 세션을 들었습니다.
개발을 되게 개발자스럽게 하더라구요
세션을 듣던 중 제일 기억에 남던 부분은 카카오뱅크 개발자분들이 회사에서 쓰려고 만든 툴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개발자들끼리 내부적으로 여러 툴들을 자체 제작해서 서로 업데이트해가면서 공유한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다른 회사들도 그렇게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제가 다닌 회사들은 그렇게 리소스를 투자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었고, 딱히 그렇게 하는 개발자들도 없었었는데, 카카오뱅크는 되게 다들 자발적으로 자신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개발을 많이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 소리를 들으면서 '아 저게 내가 생각하던 개발자들인데' 라는 생각이 들면서 되게 좋은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게 다 비포괄이라 되나 싶기도 하지만, 결국 회사 분위기가 그런 것들에 대해 긍정적이고 받아주는 문화여야만 이루어질 수 있을 거고 혼자 바꾸고자 한다고 바뀌는 분위기가 아니었을 텐데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진 과정이 궁금해지긴 했습니다. 저도 그런 분위기를 회사에 만들어볼 수 있을까 생각도 해봤는데, 갈 길이 먼 것 같네요.
네트워킹은 멋져
8시반부터 네트워킹 시간이라고 적혀 있어서, 밋업에 오기 전에는 살짝 네트워킹을 어떻게 해야 되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자리도 지정해주고 자리에 카카오뱅크 개발자분들도 같이 앉아 먼저 이야기도 건네 주시고 대화를 이끌어주셨고 같은 자리에 앉은 다른 참가자분들도 굉장히 질문도 많고 해서 저에게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해줄 말도 많이 없었지만, 다른 분들의 회사 이야기를 듣다 보니 아직 배울 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제는 Compose 부터 테스트코드까지 다양했는데, 그 중 기억에 남는 건 아직 Compose가 확실히 좋은가?에 대한 의문을 아직까지 많이들 가지고 있어서 계속 검증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뭐, 새로운 트렌드를 도입할 때 뭐든 검증 과정을 거치는 것은 당연하지만 생각보다는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이 신기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테이블의 이야기가 끊길때마다 열어보라고 만들어 둔 주제 쪽지가 있었는데 여러번 이전 타이밍에 이야기했던 내용이 다음 쪽지에 나와서 신기해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게 다 비슷비슷하구나 하는 그런 느낌?
마무리
6시 반에 시작해 10시에 끝난 네시간이 안되는 세션이어서 조금 아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근데 평일에 하는 세션이고 그 세션을 진행하시는 분들도 카뱅 직원분들이시니... 그 분들에게도 충분한 야근을 시켜버리는 거니까 10시도 오래한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그렇다고 평일 오전에 진행하면 못오는 분들이 많을 테고... 그런 시간적인 제약 아래에서는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열정적으로 세션을 진행해주신 분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뭔가 세션이나 네트워킹때 나왔던 내용들을 자세히 다뤄도 되는 지 모르겠어서 일부러 뭉뚱그려 얘기했습니다(기억력 이슈도 살짝 있어서 괜히 자세히 얘기했다가 실수로 왜곡된 내용이 들어갈까봐 무섭기도 하구요). 진짜 퇴근 길에 가볍게 들러 즐겁게 나누기 좋은 그런 세션이었습니다! 카카오 뱅크 분들 화이팅...
요새 안드로이드 개발자로서 뭔가 발전이 없고 조언을 구할 곳도 없어서 굉장히 고민이 많았는데, 여러 개발자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뭔가 갈증이 조금이나마 풀리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물론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어서 아쉽긴 하지만(네트워킹 시간이 짧더라구요...) 저만 다른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을 만나고 싶은 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9시반이 마지막인데 10시까지 아무도 자리를 떠나지 않더라구요) 항상 개발자들은 많은 고민을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명함을 들고 갈 걸 하는 아쉬움이 제일 컸긴 합니다. 다른 사람들 명함을 받긴 했는데, 제 명함을 줬으면 그래도 가끔 질문이라도 해보고 싶을 때 연락해봤을 텐데 하는 그런 생각이...(먼저 연락하는 게 어려운 INFJ입니다)
그래도 즐거운 시간이어서, 다음에도 이런 세션에 참여할 기회가 된다면 꼭 자주 지원해봐야겠습니다.
여담으로 이미지를 넣어볼까 했는데, 괜히 카카오뱅크 블로그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까봐, 과감하게 생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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